"R로 시작하는 단어가 더 많을까요, 아니면 세 번째 글자가 R인 단어가 더 많을까요?"
대부분 사람들은 'R로 시작하는 단어'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 번째 글자가 R인 단어'가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왜 이런 착각이 생길까요? 그것은 바로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때문입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란?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정의한 개념으로, 사람은 기억 속에서 쉽게 떠오르는 정보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자주 접하거나 인상적인 정보는 실제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이 때문에 우리는 객관적인 확률이나 통계보다 감정적으로 강한 인상에 휘둘려 잘못된 판단을 내리곤 합니다.
뉴스가 만드는 착각
뉴스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자극적이고 비극적인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보도됩니다. 살인, 테러, 재난과 같은 극단적인 사건을 접하다 보면, 우리는 세상을 실제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불안한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는 범죄율이 낮아지고 있어도, 체감상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가용성 휴리스틱이 작동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잘못 판단하는 또 다른 사례
"전 세계에서 극빈층에 속한 사람의 비율은 몇 %일까요?"
- ① 50%
- ② 30%
- ③ 9%
정답은 ③번, 9%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50%나 30%를 선택합니다. 실제 조사에서는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 50%: 약 65%의 응답자
- 30%: 약 25%
- 9%: 약 10%
이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는 극빈층의 이미지에 의해 판단이 왜곡된 사례입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을 극복하는 방법
정확하고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습관이 필요합니다:
- 즉각적인 판단을 피하기: 감정적으로 자극적인 정보를 접했을 때 잠시 멈추고 생각하세요.
- 객관적 데이터 확인: 뉴스를 그대로 믿기보다, 통계청이나 국제기구의 데이터를 참고하세요.
- 반대 시각도 탐색하기: 자신이 믿고 있는 정보와 반대되는 관점도 일부러 찾아보는 훈련을 해보세요.
진실은 떠오르는 것보다 깊이 있다
기억 속에서 쉽게 떠오른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진실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정보의 소비자이자 판단자입니다. 감정이 아닌 사실에 기반한 사고방식을 통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도서 및 자료 출처
- 『인지편향사전』
- 『팩트풀니스(Factfulness)』